2022.06.22 with 리스닐, 무아님

잊기전에 일기식으로 써둬야 할 것 같아서 써본다. 

 

놀러가기 며칠 전부터 나는 상당히 들뜬 상태였다. 야구를 보러간다니! 정말 오랜만에 직관가는거고 랜더스필드의 응원석에 가보는건 처음이라 더욱 기대했는데, 하필 21일에 SSG가 두산 전에서 완전히 박살이 났다. 16:2로 졌던가... 그래서 내가 보는 야구경기도 그런식으로 박살나는건 아니겠지? 하면서 그냥 홈런이라도 한 번 보면 좋겠네~ 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웠다. 그런 상태로 22일의 약속을 기대하며 21일에 잠들었다. 

 

22일에 그래도 아침에 공부는 하고 가겠다고 무진장 일찍 일어났다. 8시도 안 되어서 일어난 듯. 아침에 공부를 좀 하고 집에서 나와서 부평역까지 가는 데에는 1시간이 좀 넘게 걸렸다. 약속시간은 11시 45분이었는데 나는 11시에 도착해버려서... 일행을 기다리며 지하상가 구경을 좀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약속시간이 되기 한 10분 전이었나? 그때 무아님과 리스닐을 만났다. 리스는 SK와이번스의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와서, 우리끼리 만나서는 와 토템이네~ 하면서 농담을 주고받았다. 만나서 목적지인 식당에 가기 위해 지하상가를 요리조리 다녔는데 나는 정말 길을 하나도 모르겠는데 두 분은 잘만 찾으시더라. 리스가 인간 네비게이션이라고 무아님이 말씀하신 대로, 정말 네비게이션이 맞았다. 난 아직도 그 복잡한 데에서 길을 어케 찾았는지 모르겠다. 여튼 지하상가를 누비며 야구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굿바이 굿바이 굿바이 얘기를 하니까 두분이 아 그거 좋죠~~~ 하면서 응해주신게 재미있었다. 그렇게 처음 만나서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부평역 근처의 따라(Ttara)라는 식당. 내가 가자고 했다. 내가 전에 인도음식에 흥미가 있다고 말한 걸 고맙게도 리스가 기억해줘서, 근처에 맛있는 집이 있다고 추천해주길래 냉큼 거기로 가자고 했다. 인도음식 먹어보는건 처음이라 두근거렸다. 지하상가를 누비다가 함께 거기에 가서 각자 런치세트를 주문했다. 리스는 뭘 주문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고 나와 무아님은 버터치킨커리를 주문했다. 조금 기다리자 커리와 난, 음료가 나왔다. 커리는 밑에 촛불을 둬서 내내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세팅이 되어 있었고, 난도 굉장히 따뜻했다. 셋이서 처음 먹어본 인도음식은... 무진장 맛있었다! 버터치킨카레가 은근 달짝지근했는데, 밥이랑 먹었으면 너무 달게 느껴졌겠지만 난이랑 먹으니 너무 조합이 잘 맞았다. 안에 들어간 고기와 커리를 난에 올려 함께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아, 그리고 식사를 하며 내가 미리 궁금하다고 말했던 야구 타로의 그날 경기 점사를 이야기했다. 리스가 봐줬는데, 리스 말로는 조금 당황스러웠다고. 타로가 "니들 끝까지 긴장 못 놓을거고 결과는 나도 모르겠다"를 시전하셨다고 리스가 그랬다. 이 점사가 어땠는지는 후술하겠다. 밥 먹으면서 같이 야구이야기도 하고, 로오히 이야기도 하고, 취향 이야기, 우마무스메, 드림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야구이야기를 하며 두 사람 다 NPB를 상당히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일본 리그는 잘 모르는데 둘다 NPB의 특정 팀을 좋아하고 있다 하며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대해 소개해주고 왜 거기에 입문했는지 알려줘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우마무스메는 내가 사일런스 스즈카를 한섭에서 처음 키워본 상황이어서 좀더 이해가 잘 됐고, 리스와 우마무스메 맞팔로우 상태도 만들었다. 로오히에서는 각자의 취향에 대해 말했는데 무아님은 라플라스, 리스는 라샤드가 취향이라고 그랬다. 나는 루실리카랑 라이레이 사이에서 와리가리 중이라고 그랬고. 우리 셋 다 라플라스의 유년기(사춘기)시절이 너무 궁금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라플라스 어렸을때 솔피랑 비슷했으면 재밌겠다고... 유전자의 힘. (ㅋㅋㅋㅋ) 셋 모두 드림을 한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드림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깊게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처음으로 먹어보는 음식을 먹으니 즐거웠다. 

 

점심을 먹고나서는 근처 카페에서 수다를 떨었다. 여기서도 한참 야구랑 우마무스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우마무스메 애니 추천도 받고, NPB얘기도 한참 하고. 내가 그나마 들어봤던 요미우리 자이언츠랑 한신 타이거즈 외의 팀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아님이 응원하는 팀은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였나 그랬고 리스가 응원하는 팀은 전부터 많이 들었던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내가 NPB에 대해 아는게 전무하다보니 전부 처음 듣는 이야기였는데, 팬덤 분위기라던가 팀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경력에 따라 야구팀 운영 특징이 달라진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굿즈를 잘내준다던가, 팬 이벤트를 정말 잘한다던가... 

 

그렇게 한 시간정도 보냈던가? 그러고 나서 미리 예약해뒀던 스터디룸에 갔다. 목적은 피아스코! 오프탁도, 피아스코도 정말 오랜만이라 내가 잘할수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함께한 플레이세트는 <KBOSCO: B safe my LIFE! 야구는 인생이다!>(our-idea.postype.com/post/7320488)였는데 정말 웃겼다. 막 수위있는 내용을 다루진 않고 순한맛으로 갔지만 그래도 너무너무 재밌었다. 쉬는시간 포함 2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우리가 모든 상황을 만드는 피아스코 플레이어라서 재미있는거지 이 스토리 속 야구팀의 팬이라면 피말렸을만한 경기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내가 스토리 만드는걸 잘 못하는 편이다보니 피아스코... 시작할땐 좀 부담스러웠는데 함께한 두분이 이것저것 많이 도와주셔서 나도 중간부터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속속 떠오르더라. 폭탄스러운 설정도 막 던졌는데 (벤치클리어링 일어났음 좋겠네요~ 이런거) 두분이 너무 재밌다고 막 수용해주셔서 ㅋㅋㅋㅋㅋ 정말 재밌는 경기가 나왔다. 내 캐릭터는 나이어린 선발투수였는데 6이닝 던지고 내려왔다. 근데 다음 투수들이 전부 망해서 경기 완전 박살나버림. 무아님 캐는 멘탈터진 리스 캐의 공을 제대로 쳐서 9회말 만루홈런을 쳤답니다. 리스 캐는 경기중에 가족이 사고당했다는 연락을 받아서 이미 멘탈이 무너진 상태였고... 막 중간에 벤치클리어링에 비디오 판독에 유성까지 떨어져서 정말 웃겼다ㅠㅠㅋㅋㅋㅋㅋ 같이 날조하는 재미가 정말 컸다. 티알 자체가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즐거워서 아 나는 티알은 못 놓겠다 싶기도 했고. 

 

그렇게 3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야구장으로 출발했다. 간 야구장은 문학 SSG 랜더스필드. 난 아직도 SK와이번스라는 이름이 입에서 안 떨어져서 자꾸 SK문학구장이라고 말하는 말실수를 했는데, 두 분이 이해해주셨다. 가는 길에 인터파크 티켓이 안 열려서 본인인증 한참 한다고 끙끙거리긴 했지만, 어쨌든 잘 돼서 지하철 타고 문학구장으로 갔다. 딱 도착하니까 최정(제일많았음), 한유섬(간혹 한동민도 보임) 등등의 응원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 스타벅스 초록색 유니폼도 보였는데 되게 예뻤다. 티켓팅이 치열했다던데 그럴만하게 예뻤다. 유니폼 입고있는 사람들을 따라가니 경기장이 나왔고, 경기장 들어가서 우리는 일단 건물 내의 여러 식당을 돌아다녔다. 식당 정말 많더라... 온갖 먹을게 다있음. 그래서 선택의 폭이 넓었다는게 좋았다. 들어오는길에 그... 부채같은... 접어서 응원하는 응원도구를 지급했는데, 그거 응원할때 아주 쏠쏠하게 써먹었다. 우리가 고른 저녁식사는 노랑통닭 후라이드+음료였다. 나는 술을 피해서 콜라 마시고 나머지 두분은 맥주 마시고. 경기시작하기 전에 자리에 앉아서 우걱우걱 먹었는데, 오랜만에 노랑통닭 먹으니 맛있더라. 뼈 없어서 완전 편하고. 그렇게 저녁식사를 하고 나니, 6시 반쯤에 시구를 하며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에 대한 감상을 말하자면 딱 한 마디다. "이게 야구지!" 놀랍게도 리스가 봐준 점사가 들어맞았다. 경기 끝나고 와 용하네... 라며 톡방에 감상을 남겼다. 정말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승부. 대충 어떻게 흘러갔냐면...

2회까지는 별다른 득점이 없었다. 3회에서 두산이 먼저 점수 1점을 냈고, SSG는 위기에 놓였다가 최정이 5회에서 적시 2루타를 터뜨려서 SSG가 역전 2점을 냈다. 6회말에서 SSG가 점수를 1점 더 내어서 1:3. 그래서 이기겠거니, 했는데 7회에서 두산의 양찬열이 솔로홈런을 냈고, 또 1점을 주루플레이로 내서 3:3이 되었다. 근데 또 7회말에서 SSG의 한유섬이 투런홈런을 때렸다. 그래서 3:5. 이상태로 이기겠구나~ 하고 있었다... 9회초 전까지는. 9회초에서 두산의 페르난데스가 2점포를 터뜨려섴ㅋㅋㅋㅋ 9회에서 동점이 되어버려 연장전에 가게 됐다. 연장전 10회초에선 점수가 안 났고, 10회말에서 박성한 2루타+김민식의 희생플라이로 비디오 판독을 거쳐 5:6으로 경기종료! 나는 9회말 끝났을때 경기장에서 나와서 중계로 승리하는 걸 봤는데 짜릿했다. 집에 있는 야빠 동생이랑 계속 카톡을 하며 경기를 봤는데, 동생이랑 나랑 카톡으로 와 이게 야구지~~ 하면서 볼 정도로 재미있는 경기였다. 동생이 부러워하더라, 간만에 야구다운 야구경기를 직관으로 봐서 기억에 오래 남겠다고. 정답이었다, 나 일주일 지난 지금 후기 쓰고 있잖아 ㅋㅋㅋㅋㅋ 진짜 재미있었다. 아, 그리고 응원석에 앉아보는거 처음이었는데, SSG응원가를 연안부두랑 몇몇 선수(최정, 한유섬)정도밖에 몰라서 즐기려나 걱정했지만 야구장 화면에 전부 가사가 뜨고 곡조도 쉬워서 금방 외워서 따라불렀다. 목은 좀 아팠지만 굉장히 재밌었다!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것도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고. 경기가 재미있어서 체력적으로 힘든 걸 몰랐다. 집에오는길(꽤 멀었음)에 급 피곤이 확 몰려오긴 했지만...

 

정말 즐겁게 보낸 하루였다. 트친님들이 먼저 같이가자고 해주신건데 덕분에 오래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야구장 다음에 또 갈일있으면 꼭 가야지. 잘 놀아주시고 데리고 다녀주신 두분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패션아란 1볼 블랭킷 뜨개질 시작(2022/01/07)  (0) 2022.06.29
날논실 만나다(2021/12/26~27)  (0) 2022.06.29

+ Recent posts